이재호는 concentrations가 이영호라는 걸 어떻게 확신했을까?

이재호 선수는 2016년 아프리카 tv에서 게임 bj로 활동할 당시 Fish 서버에서 스타크래프트 래더 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현역 시절부터 MBC Game Hero 팀 내에서 염보성 선수와 함께 에이스로 활약했기 때문에 은퇴를 한 후에도 충분히 독보적인 실력을 보여줄 수 있었고, 실제 래더 경기에서도 아마추어 초고수들을 상대로 아주 손쉽게 점수를 따냈다.




concentrations의 채팅: 간만에 하니까 사거리 싸움이 안되네요

그러던 중 평소처럼 래더 게임을 돌리는데 채널에 concentrations라는 한 익명 유저가 나타났다. 당시 채널에서 concentrations이라는 익명 테란의 점수는 래더 D로 표시되어 있었고 1500 후반에서 1600점 초반대 점수였다. (이 점수 대는 지금 브루드워 리마스터 래더 점수로 환산하면 2450~2550점대라고 보면 되는데 아직 갓이 스타를 복귀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당시 점수는 살짝 낮았다.)


이재호 선수는 워낙 실력파 선수였고 고수를 전혀 가리지 않는 타입이라 concentrations와 드디어 래더 게임을 하게 되었다. 당시 투혼에서 테테전 매칭이 시작됐는데 상대 선수가 배럭 더블로 시작해서 팩더블인 이재호 선수보다 빌드를 조금 앞서나간다. 그런데 게임을 하면서 뭔가 이상했다. 상대가 SCV로 자신의 앞마당을 최대한 벽에 붙어서 미세한 컨트롤까지 신경 쓰는 점과 벙커 옆 배럭을 안착시키는 타이밍까지 상당히 정교했고, 이재호 선수의 입장에선 살기까지 느껴질 정도였다.

분명 현역 시절 수많은 게임을 했고 프로게이머 세계에서 테테전 손꼽히는 강자였는데 무언가 차이가 있었다. 초반부터 마인으로 시야를 밝힌 후 센터 라인까지 탱크로 먼저 선점하면서 경기를 앞서나가듯, 6시부터 12시 라인까지 탱크로 자리 잡긴 하지만 상대의 최적화가 너무 좋아 시청자들이 봐도 불안불안해 보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불안한 예감이 적중하듯 센터 탱크 라인이 뚫려버린다. 병력이 넓게 퍼진 것을 이용해서 concentrations 플레이어가 한 군데에 병력을 집중해 전광석화처럼 라인을 뚫어버리고 이재호 선수는 바로 gg를 치게 된다. 

경기가 끝난 후 너무 어이가 없었던 이재호 선수는 한 경기씩 리플레이를 돌려보면서 Wdetector를 활용해 핫키를 보는데, 단축키와 APM을 보고서 이영호 선수와 되게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현역 시절 자신보다 테테전을 더 잘할 선수가 애초에 거의 없어서 압도적으로 자신을 이길 선수를 꼽자면 이영호 선수나 정명훈 선수를 꼽았는데, APM이 높은 350대가 나왔기 때문에 딱 1명 이영호 선수로 수사망이 좁혀진 것이다.

당시 경기를 보고 있던 시청자들도 상대의 말도 안 되는 최적화 능력과 빠른 병력 움직임, 순간 돌파 타이밍을 보고 이영호 선수인 것을 직감하기는 했다. 굳이 게이머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운영을 보면 시청자의 입장에서 최소 A급 이상의 전프로인 것이 티가 났기 때문에, 전 KT Roalster 프로게이머 이영호가 아니고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경기였다.

Related Posts

Previous Post
« Prev Post
Next Post
Next Post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