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컵에서 정명훈은 어떻게 우승할 수 있었을까?

2023년 열린 스타크래프트 사우디컵 대회에서 테란 정명훈 선수가 우승을 했다. 당시 사우디컵에 한국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 4명이 초청됐는데 이들의 명단은 이제동, 송병구, 김택용, 정명훈이었다. 정명훈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프로게이머는 현역 시절 택뱅리쌍에 포함되는 최고의 선수였는데 여기에 이영호 선수 대신에 정명훈 선수가 땜빵으로 들어가서 나머지 선수들을 경기력으로 제압하는 데 성공했다.



검은 별 배경 위에 흰색 글자로 적힌 By.FanTasy

이제동, 송병구, 김택용 선수는 프로게이머를 은퇴한 후에 스트리머로 활동한 지 꽤나 오래됐다. 내 기억상으로도 최소 다들 6년 이상은 됐을 정도로 스타크래프트 방송 활동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정명훈 선수는 다른 게이머들과는 다르게 롤 코치로 전향을 해서 스타를 한동안 하지 않았고 팬들 사이에선 점점 묻혀지는 분위기였다.


실제로 최종병기 이영호 선수가 사건이 터져 일정 기간 쉬면서 방송 활동을 하고 있지 않았을 뿐이지 팬들의 큰 관심은 ASL 시즌1부터 테란으로 꾸준히 활동한 이영호 선수 쪽으로 관심이 더 쏠리고 있었다.

이제 점점 정명훈 선수가 잊히려는 찰나에,  외국의 사우디컵 스타크래프트 대회가 갑자기 열리게 된다. 사우디컵 측에서는 전설의 스타 프로게이머 4명을 초청했고 누가 봐도 택뱅리쌍이 나올 것처럼 보였는데 이게 웬걸, 갑자기 이영호 선수의 빈자리를 정명훈 선수가 메꾸게 된다.

아무리 현역 시절 최고의 테란으로 평가받은 정명훈 선수였지만 대회까지 연습 기간이 불과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다시 실력을 끌어올리기는 무리수로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다른 게이머들은 방송 활동을 하면서 장기간 게임을 꾸준히 하면서 기량을 유지 중이었기 때문에 경기를 펼치기 전까진 정명훈 선수가 밀린다는 의견이 더 우세했다.

그런데 이런 예상은 경기가 펼쳐지면서 빗나가게 된다. 먼저 김택용 선수를 상대로 첫 경기를 펼치는데 Hwasin[s.sir] 진영수 선수처럼 날카로운 타이밍 러시를 보여주면서 빠르게 승리하게 된다. 2번째 경기에서는 한 타 러시가 리버에 의해 막혔을 때 보통 테란이었으면 게임이 기울고 끝났을 테지만 정명훈 선수는 특유의 벌처 움직임으로 시간을 벌고 재빠르게 병력을 다시 모으고 두 번째 타이밍을 잡으면서 코리어를 상대로 gg를 받아내게 된다.

이어지는 사우디컵 경기에선 정명훈 선수는 현역 시절 라이벌 이제동 선수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초반부터 마린으로 압박하며 공격적인 스타일을 보여주고 이에 이제동 선수가 병력이 묶이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의 흐름 주도권은 분위기상 테란이 가져가게 된다.

양 선수의 후반 운영에서는 서로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난전 흐름이 이어졌는데 테란이 정면을 압박하면서 다른 방향에서 동시에 드랍쉽으로 견제를 보내는 모습은 현역 시절 정명훈 선수의 전성기 모습을 보는 듯 했다. 실시간으로 S급 경기를 본 시청자들은 "ㅇㅅㅊㄱ"이라는 채팅을 도배하며 감탄하였고 경기의 스코어는 3:1로 끝나면서 정명훈 선수가 사우디컵 우승을 하게 되었다.

래더 연습 기간이 대략 3개월밖에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명훈 선수가 우승한 이유는 뭐 단순하다. 현역 시절 스타리그 결승전에 빠르게 갈 만큼 애초에 재능이 넘사벽일 정도로 남다른 선수였고 스1의 특성상 테란이 타 종족보다 더 좋기 때문에 3개월 동안의 밀도 있는 래더 연습으로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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